[로스앤젤레스=테이스티캘리=폴황] LA 아트 디스트릭트에 새로운 감성 공간이 문을 열었다. 이름은 ‘카페 2001(Café 2001)’. 이곳은 인기 이자카야 레스토랑 Yess 바로 뒤, 과거 은행으로 사용되던 건물 1층에 자리해 있다. 겉보기에는 조용한 입지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노출된 벽돌과 넓은 천창, 스타일이 제각각인 중고 가구들과 프렌치 체어들, 스프레이 페인트로 거칠게 쓴 간판 문구들이 뒤섞여 만들어낸 이곳의 분위기는 브루탈리즘과 빅토리안 감성이 기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묘한 중독성을 자아낸다.

카페 2001은 그 이름처럼 과거와 미래, 고전과 실험 사이를 유영하는 공간이다. 오전에는 향신료를 곁들인 하우스 커피, 캐스카라 콜라, 말차 맥주 샨디 같은 독특한 음료와 함께 브런치 메뉴를 선보이며, 오후 4시가 넘으면 자연스럽게 내추럴 와인과 사케, 생굴, 테린, 교자, 그리고 다양한 스낵 플레이트가 등장하는 와인 바로 변신한다. 낮과 밤의 분위기가 전환되는 흐름 또한 이 공간의 매력 중 하나다.
이 공간을 기획한 인물은 Yess의 오너 카에츠 키노(Kino Kaetsu). 그는 런던의 St. John, 도쿄 Den, 버클리 Chez Panisse 출신의 셰프 자일스 클락(Giles Clark)과 손잡고 카페 2001의 메뉴를 구성했다. 두 사람의 감각이 만난 결과는 유쾌하고 신선하다. 두툼한 포크 텐더로인을 밀크 브레드에 담은 가츠 산도, 영국식으로 변주된 에그 렐리시 샐러드 샌드위치, 허클베리를 곁들인 훈제 송어 해시브라운 같은 메뉴들은 전통과 실험 사이의 균형을 절묘하게 잡아낸다.

디저트도 놓칠 수 없다. 매장에서 직접 굽는 레몬 브륄레 타르트, 말차 카눌레, 과일 타르트, 야생 펜넬이 들어간 초콜릿 쿠키, 그리고 부드러운 이스트 도넛까지. 커피와도, 와인과도 어울리는 이 베이커리 라인은 낮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공간 전체는 마치 누군가의 창고를 즉흥적으로 개조한 듯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2층 메자닌 좌석에서는 아래층 주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조용한 내부에서는 식기 부딪히는 소리마저 잔잔하게 울린다. 무엇보다 ‘OYSTERS / WINE / DONUTS’라 쓰인 간판처럼, 어색하지만 기분 좋은 조합들이 이곳을 구성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저녁 8시 30분까지(마지막 주문 기준) 운영하며, 월요일은 휴무다. 주소는 2001 E. 7번가, 아트 디스트릭트의 중심부다.

카페 2001은 단순히 커피나 식사를 하기 위한 공간을 넘어, 로스앤젤레스의 예술성과 실험 정신, 그리고 일상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한 편의 장면처럼 느껴진다. 낯선 조합 속에 감각을 일깨우는 순간들이 숨어 있는 이곳은, 지금 가장 감각적인 LA의 카페 중 하나로 손꼽기에 충분하다.
@테이스티캘리
Cafe 2001: 2001 E 7th St North Entrance, Los Angeles, CA 90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