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테이스티캘리=폴황] LA의 단 10석 규모의 한식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Ki를 이끄는 김기(Ki Kim) 셰프가 2025년 미쉐린 가이드 캘리포니아 ‘영 셰프 어워드(Young Chef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쉐린 가이드와 Sysco가 공동 주관한 이번 시상에서 김 셰프는 전통 한식 재료와 기법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독창적인 접근으로 주목을 받았다.
미쉐린 가이드는 김 셰프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요리에 대한 그의 열정을 담았다. 김 셰프는 “저는 요리를 통해 저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지금 이 공간에서 가장 저다운 방식으로 손님들과 만나는 중입니다”며 요리에 대한 그의 동기를 표현했다.
사실 그는 요리를 처음부터 꿈꾸던 사람은 아니었다. 저널리즘과 미디어를 전공하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주 결석하던 그는 결국 중퇴를 결심했다. 당시 한 일식 뷔페에서 일하며 요리의 매력을 느꼈고, 1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왠지 모를 확신”으로 요리사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의 경력은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졌다. 콜로라도 아스펜의 노부(Nobu)에서 시작해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베누(Benu)에서 혹독한 훈련을 거쳤고, 일본 도쿄와 시즈오카에서 스시를 배우기도 했다. 하지만 스시 셰프의 길은 그의 방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결국 본인의 뿌리인 ‘한식’으로 눈을 돌렸다.
뉴욕에서는 미쉐린 3스타 정식당과 2스타 아토믹스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이후 다양한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기 위해 블랑카(Blanca)에서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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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셰프의 메뉴는 늘 실험적이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 중 하나로 그는 ‘구운 상추 아이스크림과 캐비어, 청주 크림’을 꼽는다. 한국식 바비큐에서 흔히 접하는 상추를 구워 아이스크림으로 만들고, 전통 한국 청주를 졸여 달콤한 소스로 완성한 디저트다.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지만, 우연히 만들어진 캐러멜화된 청주 소스가 이 요리의 핵심이 되었다.
그는 10석 규모의 소규모 레스토랑을 운영하기 때문에, 식자재의 질뿐만 아니라 폐기물 제로(zero-waste)를 실현할 수 있을 만큼 세밀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세대 셰프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포기하지 마세요. 단 한 번의 포기가 모든 걸 끝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세요. 혼자 감당하려고 하지 말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길이 열릴 수 있어요”라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자신의 첫 번째 레스토랑은 실패였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 경험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김 셰프가 그리는 요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를 모은다.